작성일 : 13-12-20 10:5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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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침부터 엄마는 전화기에 대고
버럭, 눈물부터 뿌리신다
이년아, 이 문딩이 같은 년아,
미역국 한 그릇 먹는 일이
그리도 어렵고 귀찮더란 말이냐
목구멍에 칼을 대는 것도 아니고
독약을 들이대며 마시라고 하지도 않았건만
엄마 말은 곁으로 흘리고
출근하면 마음이 편하단 말이냐
너 지금 말은 듣고 있는 게냐?
저 년 아무래도 전화기를 어디 던져 버린 모양이오
아, 여보 당신이 혼 좀 내시오
그렇게 감싸고도니 저 년이 저 모양으로 안 사요
저리 망둥이같은 년은 보다보다 처음이오
아이고 내 팔자야, 속 터져서 못 살겠소!
아버지, 떠지지 않는 눈 치켜올리며
모래알 0듯 먹는 아침식사
꾸역꾸역 밥 구겨 넣고 출근하면
하루 종일 더부룩해서 속이 편하지 않아요
이 나이에 생일이라고
엄마 손 빌려 미역국 먹는 거
골목길 도망쳐 어디 멀리 가버리고 싶어요
얼굴 화끈 달아오르는 회한의 주먹이
가슴을 때린답니다
오늘 점심 메뉴는,
고등어 조림 반 토막, 콩나물 무침, 고추 간장 절임,
열무김치에 미역국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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