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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일 : 13-12-11 08:59
이런 부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!
 글쓴이 : 부부,결혼,맹세
조회 : 17,117  
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?

주위 사람들이 결혼 앞둔 우리에게
좋은 시절 다 갔다는 말을 무심히 던지곤 했지만,
우리 뒤 한참 지나 결혼할 또 누군가가 있다면
"이제야 정말 좋을 시절 맞이했구나.
축하한다! 하하하"하고
너무 쉽게 터져 웃음 넘치는
그런 긍정의 우리였으면 좋겠습니다.

처음 본 이에게 듣는 서로의 닮음에
마냥 기쁜 마음이 들다가도
생활 속 흩어진 서로의 다름에 마음 속 실망이
거센 파도가 되기도 하지만
닮음의 편안함과 다름의 다양함을
함께 즐길 수 있는 그런 대범한 우리였으면 좋겠습니다.

먹고, 자란 환경이 살아온 세월보다 길게 다른 두 가족이
우리 부부로 한 가족으로 만난 지금
서로의 다름으로 당황하기도 하지만,
서로가 좋은 인연임을 알게되는
가족 간의 튼튼한 다리가 된
그런 현명한 우리였으면 좋겠습니다.

처음 들어선 하얀 빈 우리집이
하나씩 하나씩 물건들로 채워져 나갈 때
우리의 부족과 불편은 조금씩 뒷걸음치겠지만
작은 가난과 나눔을 기꺼이 선택하여,
있음을 항상 고마워하는 용기있는
마음의 부자였으면 좋겠습니다.

이제 곧 태어날 우리 꼬마를 기다리며
더 건강한 아이, 더 영리한 아이
자꾸 마음에 그리게 되지만
한편 신이 주신 작은 영혼에 존재 그 자체로
사랑하고 같이 행복해 하는
그런 소박한 부모였으면 좋겠습니다.

조금 지난 세월이 새로움을 퇴색할 때
단지 부부라는 사회적 관습에 묶인
무감한 포로가 되기도 하겠지만
거짓 없는 마음에 비추어 고마운 손 꼭 잡은
그런 진실한 동반자였으면 좋겠습니다.

평생을 같이 할 둘인 하나가 우리이지만
깨어지지 않을 친구인 부부라는 하나와
영혼의 자유를 간직한 둘인 우리가
일체와 자유가 같이 갈 수 있는 것임을 아는
그런 운 좋은 친구였으면 좋겠습니다.

바라는 우리의 모습이 무척이나 어렵고 많은 것 같지만
너무 많은 바램은 너무 깊은 빈곤을 선언하는 것
원하는 것을 채우기보다 비워내고 천천히 바라보는 것으로
이미 와 있는 우리를 체험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.

2005년 1월 31일 00가 00에게-

 
   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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